본문 바로가기

감성충전 여행

[청주 운리단길 독립서점]여름서재 - 운천동에서 만난 감성

 

청주 운리단길 독립서점


여름서재


 

 

지난 주 수요일, 월요일도 아니고 금요일도 아니고 주말도 아닌 애매한 날에 청주로 당일치기 여행을 다녀왔다. 서울에서 나고 자라 익숙하지만 짜증나는 게 바로 어딜 가나 사람이 많다는 점인데, 요즘 들어 코로나에 여름날씨까지 되니까 끈적끈적 힘들어서 사람 많은 곳은 기피하게 되었다.

 

그래서 서울보다 사람은 많지 않으면서도 나름의 감성이 있는 곳이 어딜까 막연하게 고민하던 중 청주가 바로 그 조건에 부합하는 도시라는 걸 알게 되었다.

 

자세한 얘기는 네이버 블로그(https://blog.naver.com/din_5)에서 하도록 하고, 청주에서 대표적인 감성 거리가 바로 운천동에 있는 청주 운리단길인데 예쁜 카페들부터 밥집, 소품샵, 문구점 등이 모여 있어서 서울보다 더 감성이 있다고 한다. 이번에 가장 먼저 소개할 장소는 청주 운리단길 독립서점 여름서재이다.

 

 

 

 

 

 

사실 서울에서도 독립서점 다니는 걸 워낙 좋아하다 보니 자주 가는 독립서점들도 있고, 새로운 동네를 가도 독립서점을 꼭 찾아보는 편인데 청주 운리단길에도 독립서점이 있었다!

 

 

 

 

 

이름도 어쩜 여름서재일까? 여름에 딱이잖아요! 그런데 겨울에 오면 어떤 기분일지 궁금해졌다. 서울 고속터미널에서 1시간 40분밖에 안 걸리니 당일치기로 자주 오고 싶은 도시, 청주.

 

 

 

 

 

이곳은 청주 운리단길 밥집인 모녀식당과 함께 운영하고 계신 것 같았다. 모녀식당도 너무 궁금했지만 그렇게까지 철저하게 서칭하고 계획을 세우고 온 게 아니라 쉬러 온 거여서 이미 밥을 배불리 먹은 상태였다,, 따흑

 

 

 

 

 

딱 들어왔는데 세상에. 절제된 분위기 속에서 한쪽 벽면에 적절한 여백과 함께 진열된 책들이 마음에 안정과 평화를 주는 것 같았다.

 

 

 

 

 

사실 지난 학기에 논문을 쓰느라 너무 고생했고 수백편의 논문을 읽느라 내 블로그 제외 더이상의 텍스트는 읽고 싶지 않았는데, 여름서재에 오니 뭐라도 당장 집어서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거기다 나의 사랑 웜그레이테일 엽서와 달력이라니.. 웜그레이테일을 너무 좋아해서 주변 사람들 생일, 각종 기념일만 되면 망원동 쇼룸에 가서 한바가지씩 사오곤 하는데 청주 운리단길에서 만나니 가족을 오랜만에 만난 듯 눈물이 (마음속으로) 났다. 비록 당일치기지만..

 

 

 

 

 

평소 궁금했던 오수영 산문집 '깨지기 쉬운 마음을 위해서'가 있어서 조심스럽게 집어서 읽어 보았는데, 오수영 작가님의 본가가 청주인 것 같다. 책 속에 그런 내용이 나와서 와 청주 독립서점이라 오수영 작가님의 책들이 많이 보이는 건가 싶었다.

 

 

 

 

 

나는 비록 뚜벅이에 당일치기라 청주의 대표적인 관광지인 청남대는 못 가봤지만 청주도 정말 여행지로 좋은 곳인데, 좀 더 여행 상품을 개발했으면 좋겠고 굿즈 등도 만들었으면 좋겠다. 내가 앞장서서 청주 여행을 홍보하고 싶다구요!

 

 

 

 

 

으악. 역시 내가 너무 좋아해서 선물도 많이 하고 편지 쓸 때 사용하는 제로퍼제로(ZERO PER ZERO) 굿즈도 있었다. (제로퍼제로 망원동 쇼룸 꼭 가보세요!)

 

진열된 책 제목들도 심금을 울린다. 나답게 살고 있습니다. 우리의 여름. INFJ로서 환장하게 만드는 떡밥이다. 책 제목 보는 순간 마음 속에 우주가 펼쳐지고..

 

 

 

 

 

슥슥 둘러 보는데 LP가 있어서 또 감탄했다. 심지어 콜바넴.. 정말 이런 청주 독립서점을 알게 되어 이번 여행이 더 감성으로 채워진 것 같다.

 

 

 

 

 

커피나 음료도 판매하고 계셨던 것 같은데, 그래서인지 이렇게 싱크대도 있었다. 사실 여름서재 한가운데에 앉을 수 있는 좌석들이 있었는데 사장님이신지 손님들이신지 모를 젊은 커플분들이 앉아 계셔서 나는 따로 앉지는 않았다.

 

 

 

 

 

책 보러 간 거 아냐? 왜 독립서점 가서 굿즈만 열심히 찍고 있어?라고 하신다면 정곡입니다.. 책도 책인데 사실 막 책 자체는 내 감성은 없었고,, 굿즈가 예쁜 게 많았다.

 

 

 

 

 

만약 이곳에 청주에서만 살 수 있는 굿즈, 예를 들면 청주의 예쁜 모습을 담은 일러스트 엽서라던가 여름서재의 모습을 담은 사진 엽서라던가 그런 것들이 있다면 눈이 뒤집혀서 구매했을 것 같기도 하다.

 

사실 이번 여행 내내 청주 굿즈 사려고 눈에 불을 켜고 찾아다녔는데 국립현대미술관 청주관 뮤지엄샵에 있는 청주관 일러스트 컵, 에코백이 전부였다. 근데 그것도 뭔가 청주스럽다기보단 국현미 청주관스러워서 구매하지는 않았다..

 

 

 

 

 

이런 엽서들을 보다 문득 든 생각은, 한번도 디자인에 대한 열망을 해본 적이 없는데 이 청주 운리단길 독립서점에 내가 디자인한 굿즈가 입점한다면 너무 행복할 것 같다. We are here in Cheongju 이런 느낌으로,,

 

 

 

 

 

서울, 특히 망원동과 가까이 살아서 자주 가는 나로서는 제로퍼제로나 웜그레이테일 등 망원동에서 만날 수 있는 굿즈들을 여름서재에서 만나는 게 반가우면서도 딱히 구매하게 되지는 않았는데(들고 다니다가 구겨질까봐,,) 청주에 사시는 분들이라면 너무 좋은 공간일 것 같다.

 

 

 

 

 

문득 한치 앞도 모르는 인생 졸업 후 청주에서 일하게 되어 이사오게 된다면 여름서재에도 제집 드나들듯 들락날락 하게 되지 않을까 하는 상상을 하게 되었다.

 

 

 

 

 

사실 내가 좋아하는 책은 문학과지성사 시인선 등 시집들을 좋아하는데 그런 specific한 취향의 책들보단 좀 더 넓은 범위의 책들이 이것저것 있어서 다양한 종류의 책을 접해보기 좋은 것 같다.

 

 

 

 

 

청주 독립서점에서 가장 감동이었던 점은 개인소장책들을 진열해두신 서고가 따로 마련되어 있어서 마음껏 읽다가 갈 수 있다는 점. 자꾸 나도 모르게 내가 청주에 산다면.. 하는 생각을 하게 되는데 서울을 떠나고 싶지 않지만 청주에 산다면 괜찮을 것 같은데!? 하게 된다.

 

 

 

 

 

감성 그 자체였던 청주 운리단길에서 만난 독립서점 여름서재. 다시 청주에 방문한다면 그땐 좀 더 오랜 시간을 머물고 싶은 그런 공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