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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 여행

[성수동 카페]레이더 Radar - 여유롭고 조용한 성수 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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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유롭고 조용한 성수동 카페


레이더 Radar


 

어울리지 않는 형용사와 명사가 있다. 예를 들면 '조용한'과 '성수동 카페' 등이 그렇다. 여기에 '핫플'을 붙이면 더 말이 안 된다. 그럼에도 여유롭고, 조용하면서도 힙을 놓치지 않는 성수 카페를 찾는다면 레이더 Radar를 꼽을 수 있다.

 

 

 

레이더를 처음 접한 건 몇 달 전이었다. 오픈한 지 얼마 안 되어 여유롭고 조용한 성수 카페라는 추천을 받았는데 그 사이 인스타에서도 많이 봤었고 성수동이 더욱 핫해지면서 더이상 조용한 곳은 아니겠지.. 싶었다.

 

얼마 전 도랑이와 일요일 저녁에 성수동에서 보기로 해서 나는 미리 낮에 가있으려고 했는데, 비가 엄청 오는 날이었다. (그래서 외관 사진은 없다.)

 

비도 오고 코로나도 심각하니 그래도 카페에 내 자리 하나쯤은 있겠지 하면서 저장해뒀던 가고 싶은 카페들을 돌았다. 그런데 정말 거짓말처럼 내 한몸 앉을 자리도 없었고 심지어 서서 마시는 사람들도 있었다. (호주인 줄 알았다..)

 

 

 

그래서 점점 자신감을 잃었고 이러다 그냥 스타벅스에 가야하나 싶어서 시무룩해 있었다. 문득 성수 카페 중 레이더가 2층까지 있어서 비교적 한적하다는 얘기를 들었던 게 생각이 났지만 이미 빗속에서 여러 카페를 도느라 지친 나는 어느새 스벅이 있는 역쪽으로 가고 있었다.

 

근데 골목길에서 마주친 카페에 사람이 별로 없었고 너무 예뻐서 들어가보니 레이더였다. 이게 운명이 아니면 뭐란말임? 역시 너무 핫해서 웨이팅해야 된다고 한 곳은 코로나건 장마건 사람이 바글바글했고 여유롭다는 카페는 몇 달이 지나도 여유로운 건가 싶었다.

 

 

 

자칫 장사가 안 되나 별로인가 이런 의문이 들어 여기까지 읽고 나가는 분들이 계실까봐 결론을 스포하자면, 손님들도 꾸준히 왔다갔다 했고 커피도 맛있었고 디저트도 맛있었고 분위기도 좋았고 사진 찍기도 좋았고 넓어서 좋았다.

 

오히려 다른 성수 카페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여유로워서 이런 여유를 즐기러 찾아오는 분들이 많은 것 같다. 1층도 좁지 않은 편인데 2층까지 있는 곳이 잘 없으니까.

 

 

 

특히 거울이 있으면 뭐다? 거셀이다,, 거셀의 포인트는 1. 거울에 비치는 내 주변의 배경이 예뻐야 하고 2. 거울 뒤의 배경도 예뻐야 하는 매우 까다로운 조건인데 역시 레이더 거울은 충족했다.

 

 

 

심지어 테라스석도 있고 화장실을 가거나 2층으로 올라 가려면 이 문을 나가서 오른쪽으로 꺾어야 한다고 설명해주셨다.

 

 

 

2층은 1층과 전혀 다른 화이트톤. 1층이 좀 더 내 취향에 가까운 우드/웜톤 느낌이라면 2층은 이렇게 화이트 톤에 가구는 연한 베이지, 그리고 군데군데 포인트 컬러들이 들어간 느낌이다.

 

 

 

뭐랄까 1층은 성수동 카페 느낌이라면 2층은 연남동 카페 느낌이다. 2층엔 친구들끼리 와서 수다 떠시는 분들이 많았고 1층엔 커플분들이 많았던 것 같은데 기분탓일 수도 있다.

 

 

 

아무튼 나는 2층도 둘러 봤지만 좀 더 레이더만의 개성이 있는 1층에 자리를 잡았다.

 

 

 

자리를 먼저 잡고 주문하는 게 맞으니 이제 주문하기로! 아메리카노 5천원, 제일 비싼 음료는 7천원까지 하는 핫한 카페스러운 가격이다.

 

 

 

디저트도 하나하나 다 맛있어 보였는데 가격이 따로 붙어 있지 않았다. 어차피 곧 밥 먹을 나는 혼자 먹기 좋은 디저트는 초코쿠키 뿐이었다.

 

 

 

주문 마치고 괜히 카운터 주변 서성여보기,, 사실 요런 소품들은 내 취향은 아니었다. 왜 아닐까 생각해보니 빤딱빤딱 광이 나서 그런 것 같기도 하고?

 

 

 

거셀도 열심히 찍었다. 사실 어차피 마스크 쓰고 있어서 얼굴도 안 나올 거면서 우드톤이 너무 마음에 들어서 계속 찍게 됐다.

 

 

 

요 거셀을 찍기엔 창밖의 앞집 가게 커텐이 마음에 안 들어서 탈락. 이렇게 거셀 포토존을 고르기가 어렵다니까요?

 

 

 

짜잔- 성수 레이더에서 내가 주문한 음료와 초코쿠키가 나왔다. 음료는 커피 중에 제일 비싼 바닐라 크림 커피(6,500원). 비가 미친듯이 오는 날 멀리 성수동 카페까지 찾아 왔는데 커피라도 비싼 거 안 먹으면 안 될 것 같은 넉낌이었다.

 

 

 

크.. 위에 크림 얹고 아래에 바닐라 시럽 넣고 우유와 커피로 라떼 만들다니.. 그야말로 바닐라+크림+커피다. 비록 미친듯이 달았지만 그만큼 스트레스 싹 풀리는 맛이었다. 단맛들 사이에 껴서 커피맛을 온전하게 느끼지는 못 했지만 찰나에 느껴본 성수 카페의 커피맛은 매우 좋았다.

 

 

 

초코쿠키 같은 경우 위에 로투스가 올라가서 로투스와 초코쿠키의 조합인가? 했는데 로투스를 치우면 깜짝 선물이 기다리고 있다.

 

 

 

바로.. 마쉬멜로우..!(로 추정되는 것). 초코쿠키치고 막 머리가 띵해서 온몸이 꼬일 정도로 단맛은 아니었고 그냥 머리가 띵할 정도였다. 그냥 라떼나 아메리카노랑 먹었으면 진짜 좋았을 것 같은 맛.

 

 

 

아무튼 성수동 조용한 카페에 혼자 와서 구석에 앉아 단 음료와 단 디저트를 먹으니 기분이 너무 좋았다. 아! 내가 성수동 조용한 카페라고 이름을 붙이긴 했지만 혼자 온 손님보다 둘씩 와서 대화하는 손님이 많았다. 딱 그 정도의 조용한 소음이었다.

 

 

 

아무튼 커피맛도 좋고 디저트맛도 좋고 분위기도 좋고 예쁘고 해서 비오는 날 혼자 갔음에도 마음에 들었던 성수동 카페 레이더. 조용한 성수 카페를 찾고 있다면 추천하고 싶다.